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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 김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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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 | 4881 | 2022-05-30 |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 김승희 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트리지 않고 사는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그래도, 어떤 일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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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시 // 문병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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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 | 4184 | 2021-09-01 |
9월이 오면 해변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된다 나무들은 모두 무성한 여름을 벗고 제자리에 돌아와 호올로 선다 누군가 먼길 떠나는 준비를 하는 저녁, 가로수들은 일렬로 서서 기도를 마친 여인처럼 고개를 떨군다 울타리에 매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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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고막 // 마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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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 | 3860 | 2021-09-01 |
싱싱하고 팽팽한 장구나 북같이 소리가 오면 힘차게 나를 불러주던 고막이 이제는 곳곳에 늙은 주름살만 늘어 느슨하게 풀어진 채 소리를 잘 잡지 못한다. 나이 들어 윤기도 힘도 빠진 한 겹 살, 주위에서는 귀 검사를 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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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알려면 // 존 모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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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 | 3739 | 2021-09-01 |
어떤 것을 알고자 한다면 정말로 그것을 알려고 한다면, 오랫동안 바라보아야 한다. 초록을 보면서 "이 숲에서 봄을 보았다"라고 말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네가 바라보는 그것이 되어야 한다. 양치식물 잎사귀의 까실한 솜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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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살아도 즐겁게 //안젤름 그륀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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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 | 3983 | 2021-09-01 |
날마다 하루는 반가운 초대 아침이 밝아오면 새로운 삶이 당신을 기다린다. 눈부시고 다채로운 삶이. 낡은 하루가 가고 새하루가 찾아왔다. 오늘 하루가 어떤 하루일지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 가슴 짓누르는 부담으로 혹은 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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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혹은, 때때로 // 조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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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 | 3423 | 2021-08-28 |
늘 혹은 때때로 때때로생각나는사람이 있다는 건얼마나 생기(生氣)로운 일인가 늘, 혹은때때로보고 싶은사람이 있다는 건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 카랑세상(世上)을 떠나는 시간(時間)들 속에서 늘, 혹은때때로그리워지는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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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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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 | 3789 | 2021-08-17 |
이별의 악수를 청하는 손 잡을 수 없구나 울다울다 지쳐 잠든 아이처럼 방충망에 의지한 너의 모습 안타까움에 마주보며 나도 우는구나 너는 이별의 울음 소리라도 남기지만 나는 남길 것이 없단다 내가 우는 만큼 아파 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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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라는 말에서는// 이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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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 | 3769 | 2021-08-17 |
추억이라는 말에서는 낙엽 마르는 냄새가 나다. 가을 청무우밭 지나서 상수리 숲 바스락 소리 지나서 추억이라는 말에서는 오소소 흔들리는 억새풀 얘기가 들린다. 추억이란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 그래서 마냥 그립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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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등산법 // 곽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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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 | 4037 | 2021-07-11 |
가만히 산을 올라보면 알 거야. 같은 길도 여러 번 걸어보아야 길이 열린다는 것을 새침한 산새는 휙 지나가는 사람에게 마음을 주지 않고 나무도 한번 지나가는 이에게 이야기를 걸지 않는다. 꽃도 빠르게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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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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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 | 3917 | 2021-0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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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기 // ver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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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 | 4072 | 2020-11-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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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 정현정(19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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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 | 4471 | 2020-10-31 |
귀 입의 문 닫을 수 있고 눈의 문 닫을 수 있지만 귀는 문없이 산다 귀와 귀 사이 생각이란 체 하나 걸어놓고 들어오는 말들 걸러내면서 산다 입과 눈은 '문'이 있단다. 입술과 눈꺼풀이다. 가려서 보고 말하게 하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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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 안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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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 | 4697 | 2020-10-01 |
흔적 ~ 안상학 (1962~ ) 온수역 북부버스정류장 가로수의 등이 반질반질하다 사람들이 등을 기대고 무언가 기다렸다는 말이다 어느 날 내가 그러고 있었듯이 몇몇은 등을 기대고 서서 떠나가는 버스를 배웅했을 것이다 더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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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딸은 CC // ver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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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 | 4178 | 2020-05-12 |
우리딸은 CC 잔소리쟁이 CC 하루 24시간 우리만 본다 어느때는 말도 걸어주고 어느때는 말도없이 훔쳐만 보다가 왜 누웠어? 어디 아파? 과자 많이 먹지마 날씨 좋으니까 걷기 운동하고 와 왜 싸우는데? 티비 그만 보고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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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꽃이야 // 동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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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보 | 4430 | 2020-03-04 |
좋아하는 드라마(낭만닥터 김사부)에서 들었다 산에 피어도 꽃이고 들에 피어도 꽃이고 길가에 피어도 꽃이고 모두다 꽃이야 아무데나 피어도 생긴대로 피어도 이름없이 피어도 모두 다 꽃이야 봄에 피어도 꽃이고 여름에 피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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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 박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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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보 | 4275 | 2018-11-03 |
아버지는 일거리가 없을 때 하늘을 쳐다봅니다 어머니도 궂은일이 생기면 하늘을 쳐다봅니다 저도 숙제가 너무 많아 가슴이 답답할 때면 하늘을 쳐다봅니다 샛방살이 방 하나 우리 집 식구들은 하늘을 보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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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하늘 // 함종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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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보 | 4108 | 2018-11-03 |
맑은 물에 빨래를 짜듯 엄마는 날마다 나의 마음까지도 행구시며 엄마의 하늘에다 비추어 보십니다 어둠이 없는 그 하늘 속에 내가 우뚝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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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하늘을 보아 // 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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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보 | 4223 | 2018-11-03 |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 네가 꽃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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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연음(延音) /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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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보 | 4267 | 2018-09-26 |
맥박이 잘 이어지지 않는다는 답장을 쓰다 말고 눅눅한 구들에 불을 넣는다 겨울이 아니어도 사람이 혼자 사는 집에는 밤이 이르고 덜 마른 느릅나무의 불길은 유난히 푸르다 그 불에 솥을 올려 물을 끓인다 내 이름을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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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 / 박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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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보 | 4240 | 2018-09-26 |
올해는 삼재였다 밥을 먹을 때마다 혀를 깨물었다 나는 학생도 그만하고 어려지는, 어려지는 애인을 만나 잔디밭에서 신을 벗고 놀았다. 두 다리를 뻗어 발과 발을 맛대본 사이는 서로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게 된다는 말을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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