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나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

 

★ 1915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1936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벽>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우리 언어의 신화를 고스란히 담은 시편으로 겨례의 시인이자 우리 시의 정부라는 찬사를 받아 왔다

동국대학교 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2000년 작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