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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과 시모음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되지 하고
돌아누워 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지구를 다 돌아다녀도
내가 낳은 새끼들을 제일로 사랑하는 남자는
이 남자일 것 같아
다시금 오늘도 저녁을 짓는다
그리고 보니 밥을 나와 함께
가장 많이 먹는 남자
전쟁을 가장 많이 가르쳐준 남자
문정희 ; 전남 보성에서 태어 났다. 일상의 편린에서 예술성을 포착하는 특유의 서정장르로
프랑스, 스패인 등 해외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동국대학교 석좌교수, 고려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를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