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고부라져 있던 몸인지 모르겠다

골목을 돌아나오다 덜컥 누군가를 만난 것같이

목하 내 얼굴을 턱 아래까지 쓸어내리는 이 큰 손바닥

나는 나에게 너는 너에게

서로서로 차마 무슨 일을 했던가

시절없이

점점 물렁물렁해져

오늘은 더 두서가 없다

더 좋은 내일이 있다는 말은 못하겠다  

 

문태준 ; 경북 김천 태생 고려대학교 국문과 졸업

시집 <맨발><가재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