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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과 시모음
그 많던 시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글수 283
제비가 떠난 다음 날 시누대나무 빗자루를 들고
제비집을 헐었다. 흙가루와 함께 알 수 없는
재베가 품다 간 만큼의 먼지와 비듬
보드랍게 가슴털이 떨어진다.제비는 어쩌면
떠나기 전에 집을 확인할지 모른다.
마음이 약한 제비는 상처를 생각하겠지
전기줄에 떼지어 앉아서 다수결을 정한 다음 날
버리는 것이 빼앗기는 것보다 어려운 줄 아는
제비떼가, 하늘높이 까맣게 날아간다.
이윤학 : 충남 홍성 태생 동국대학교 국문과 졸업
1990년 한국일보신춘문예에서 <제비집>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