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 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 안도현 : 회복과 치유의 시, 고운 마음의 시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경북 예천 출생,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서울로 가는 전봉준" 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