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름발이 강아지

 

시장에서 어느 사람이 "강아지를 팝니다."
라는 광고를 냈다.
잠시후 어린 소년이 다가와서 값을 물었다.
"한 마리에 만 오천원.."
그러자 실망한 소년이 말했다.

"주머니에 칠천원 밖에 없는데...'
그래도 강아지를 보여 주시겠어요?"
"아무렴, 보여 주고 말고."
보드랍고 여린 새끼 강아지 다섯마리가
소년의 눈 앞에 펼쳐졌다.

소년은 강아지 다섯마리를 하나씩 살피다가
한 마리의 강아지를 들고 말했다.
"이 강아지는 다리를 절름거리네요.
이 강아지를 갖고 싶어요.
모자라는 돈은 조금씩 갚아 드릴께요.네?"
"절름발이를? 그건 구색맞추기로 보여 준거야...
평생 다리를 절텐데 어떻게 키우겠니?"
"이 강아지는 많은 사랑과 도움이 필요할 거예요.
그러니까 꼭 제가 샀으면 좋겠어요."
그는 그 소년의 간절한 부탁과 눈빛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고맙습니다. 아저씨. 제가 나머지 돈은 꼭 갚을께요. 고맙습니다."

얼굴에 환한 웃음을 띠고 뒤돌아 가는 소년의 팔에는 절름발이의
강아지가 행복한듯 꼭 안겨 있었다.
소년의 걸음을 무심코 바라보던 주인은
"아!" 하는 탄성을 질렀다.


걷지 못하는 강아지를 안은 그 소년도
한쪽다리를 절고 있었던 것이다.

- 허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