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emo2 <메뉴/>

좋은 글과 시모음
그 많던 시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글수 283
지진이 한 도시를
칼질하여 뒤엎은 붕괴 더미 위에
가녀린 연필처럼 꽂힌 사람들,
그중에서
모르던 두 사람이
우연히 마주 보았습니다
참 신기했습니다
영롱한 거울에서처럼
자신의 고통을
미지의 그 사람이
여실히 비춰주고 있었지요
돌아보니 그곳의 모든 이가
서로 그러했습니다
"가여워라 가여워라"고
들불처럼 활활 불타는 연민은
무섭고 기막혔지요
누구나
삶은 한 번뿐인데
그처럼 심각하게 깨닫고 연민하며
환난 중에 세례 받아 간절히 간절히
이웃을 측은하게 여긴 이가
몇이나 되겠습니까
하여
그분들 聖人되어
모두 천국에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