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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과 시모음
그 많던 시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글수 283
그저 멀리서만 왔다하고
고향은 모른다
야삼경(夜三更) 오는 길에
개한테 들켰는지
옷자락엔 무수한 상혼이 감겼구나
계보(系譜)는 아얘 없고
단 하나, 아버지는
단비 꿈만 꾸다가
어디론지 떠났다고 했다
꽃과 나비가 헤여지는 사연은
결코 슬픈 사랑은 아니라면서
먼저 간 이들은
사랑이라도 움텃을까
어느날이
사강하는 길목을 돌아오면
소복하게 쌓인 이야기들을
제가끔 견주어 볼 대열(隊列)
멍든 얼룩은
살아온 작은 영광(榮光)이라 이름 지우고
그저 떠나야 한다면서
어디로 가는지를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