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이 천리라더니

천년도 금세 뛰어넘습니다

지치지도 않는지, 늙지도 않는지,

이제는 누울 법도 한데

끄떡없이 눈만 멀뚱거립니다

그래도 무엇에 닳고 또는 채였는지

몸이 조금은 뒤뚱거리며

신음소리를 냅니다

 

아무렴 어둡고 걱정스런 곳이지만

당신이 보기엔 그래도

예쁜 구석이 남아 있는지

미련을 버리지 않습니다.

몇 겁을 더 가야 마음이 변할지,

미련을 버리고 세상 밖으로 떠날지,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