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는데

왜가리 한마리

물속을 들여다보고 있다

 

저녁 자시러 나온 것 같은데

 

그 우아한 목을 길게 빼고

아주 오래 숨을 죽였다가

가끔

있는 힘을 다해

물속에 머릴 처박는 걸 보면

 

사는 게 다 쉬운 일이 아닌 모양이다

 

 

 

이상국 :: 강원도 양양에서 출생. 1976년 (심상)으로 등단했다

쉽고 평이한 언어로 삶에 감춰진 오묘한 진리를 드러내는 시를 써왔다

시집으로 (동해별곡) (집은 아직 따뜻하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