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에 서서

구름이 이는 모습을 보고

꽃내음도 맡으며

쉬임 없이 뒤집혔던 세월을

삭이고 있다오

이제 와 생각하니

생각으로 헤아린 병이

제일 무서운 병이었소

먼 길 떠난 이여

어디메쯤에서

발길 돌려 다시 오시겠소

아득한 어둠에 비 내리니

남은 세월 아까워

봄은 더 멀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