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누구를

기다리는 것일까

늙은이 머리가 창밖으로

모과처럼 튀어나온 게 보인다

봄 장마비는 노란 뿔

모과를 적시고 그 아래로 미끄러진다

자동차도 미끄럽고 길도 분주하다

빗소리는 6도 간격으로

산책이나 하자고

늙은이를 불러내지만

대답이 없다

모과 머리는

모과를 버리지 않는

연인의 배 위에 엎드려 있다

(조금씩 죽어가는 것은 아름답다)

죽어가는 모습을 제 눈으로 음미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