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꽃아주던 물봉숭아 분홍 꽃이

물수제비 뜨던 소년의 강물이

보낸 적 없는데 가버렸다 하지마라

 

흐르며 머물러 깊어지는 깊이라네

여전히 물속에는 달 뜨고 별도 뜨고

예대로 물비늘 쉴 참 없이 웃어쌓는데

가기는 어디로 갔단 말이냐

 

날마다 불타는 낙조에 입은 화상이

생피냄세 비릿한 배반에 맛들이는 황홀이

다 저녁의 갈대 머리카락 바람 빗질이

다른 생애에도 딴 길로는 가지마라

 

이별에는 한 생애가 턱없이 모자라서

사실보다 찬란한 허구일 수밖에는

생시보다 점점 더 생생해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