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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과 시모음
그 많던 시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글수 283
만경기(晩景期)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가려도
숨 가쁜 오르막이라
한 번씩 신열이 오르고 가슴이 두근거리면
주체할 수 없는 내가
여자로서 도저(到底)한 강을 건너야 한다
남편과 자식들로 들어찾던 마음자리
썰물 져 빠져나간 텅 빈 갯벌같이
저어새 한 마리 되어 점점이 찍힌
내 발자국 내려다보아야 한다
묵묵히
발치 끝만 바라보며 디뎌 온 자국이
무수히 피고 진 꽃잎같이 흔적은 묻혀 가는데
젊다는 이유로 치기(稚氣)를 부릴 수도 없고
무르익은 모과처럼 그윽하게 나이 듦도 어려워서
바지랑대 사이 두고
바람결에 너울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