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고요한데 잎사귀가 날아와서

네 가슴에 떨어진다

 

떨어진 자리는

오목하게 파인

 

그 순간 앗 할 사이도 없이

네 목슴을 내보내게 한

상처 바로 옆이다

 

거기서 잎사귀는

지금 일심으로

네 목슴을 들여다보며 너를 본다

 

자꾸 바람이 불어오고

또 불어오는데

꼼짝 않고 상처를 지키는 잎사귀

 

그 잎사귀는 눈이다 눈이다

맑은 하늘의 눈 우리들의 눈 분노의

너를 부르는 어머님의 눈물어린 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