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라는 건

저절로 도착하는

정거장 같은 건데

나는 자꾸

빠른 열차를 타고 싶었다.

빠른 열차로

60이라는 나이에

도착해버리고 싶었다.

바람에 나부끼는 마음을 뒤로하고,

정처 없이 상처받는 시간을 모른 척하고,

더 이상은 그런 꿈을 꾸지 않는다.

대신 해마다 도착하는

그 나이의 색깔을 기다린다.

모두가 지니고 있는

바로 지금의 색깔에 열광한다.

 

여리고 미숙하거나

닳고 바래거나

모든 나이에는

그 나름의 색깔이 있다.

다시 오지 않을 색깔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