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여 흐르다가

물처럼 흐르다가

 

여울이 되어 소리도 내며 흐르다가

파도가 되어 몸살처럼 부딪다가

 

사랑이여

물처럼 거침없이 흐르다가

맑고 곱게 흐르다가

 

때로는 얼음처럼 꽁꽁 막히다가

다시터져

속시원히 터져서 흐르거라

어허 사랑이여

 

 

풀잎 하나로

 

풀잎 하나로

다리를 만든다

 

풀잎에 맺힌 이슬방울

거기 순간 반짝이는 햇빛에라도

우리의 마음이 함께 꿰어질 때

 

나는 풀잎을 건너

너에게로 간다

 

풀잎은 이때

아무리 무거운 짐도 건널 수 있는

든든한 다리가 되고

 

머나먼 나라에 까지 이르는

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