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없는 내 방에 전화를 건다 

      

내가없는

내 방에다가 가끔 전화를 건다

내가없는

곳곳에 내가 배어있는

수선화 벽지의 꽃무늬며 방심하고 있는

사방 연속 천정의 질서들을 화들짝

놀래켜 주고 싶다

일기장 속에도 이미

추억의 사진첩 갈피에도 없는

나의 부재를

와락 흔들어 깨우고 싶다

내가 없을 때만 슬몃

얼굴을 내미는 내방의 나

내 방에 내가 종일 없는날

빈 벨 소리로 내가 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