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도록파란 하늘을 바라보던 이는

쪽빛 그리움이라 말할 테지

 

호숫가 잔물결 바라보던 이는

물빛 그리움이라 부를 테고

 

작은 꽃가게 앞을 지나던 이는

프리지어 향긋한 내음에 마음 빼앗겨

노란 그리움이라 이름 할 테지

 

하지만 내 그리움은 하얗다

그리운 것들은 참으로 하얗다

 

그리움이란 슬픈 이름 눈물지으며

까만 밤을 새하얗게 태워버린 이는

알 수 있을 테지

 

하룻밤 사이... 어제와 오늘을 넘나들며

차라리 그 어둠 가슴에 묶어버리고

싶었던 이는 느낄 수 있을 테지

 

그 하이얀 어둠 속에는...

못견디게 푸르렀던 바다빛,

매운 바람의 흐느낌,

가을날 공원의 벤치,

빗물이 모여 감싸던 가로등 불빛,

빈 가지에 가만히 얹히던 눈송이들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고스란히 품고 있다는 것을

 

그리움에 빛깔이 있다면...

슬프도록 아름다운 하얀빛이라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