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아래 졸고 있는

상냥한 눈썹, 한 잎의 풀도

그 뿌리를

어둡고 차가운 흙에

내리고 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지만 그곳이 그리워지기도 하는 모양이다)

 

어느날 갑자기 나무는 말이 없고

생각에 잠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하나

(탄식과 허우적댐으로 떠오르게 하는)

이파리를 떨군다.

 

나무는 창백한 이마를 숙이고

몽롱히

시선의 뿌리를

내리고 있다

챙강챙강 부딪히며

깊어지는 낙엽더미

아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