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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5	세월이 약이다 외 3편 / 정연복		베로니	2019-12-25
	세월이 약이다 그때는 죽고 싶을 만큼 크고 깊었던 슬픔이 지금은 기억조차 흐릿한 옛일이 되어 버렸다 슬픔의 바다에 영영 빠져 있을 줄만 알았는데 나도 모르게 한 발 한 발 슬픔에서 멀어지게 된 거다 십년이면 강산도 ...
14	부엌의 불빛 // 이 준관		베로니	2019-11-18
	부엌의 불빛 부엌의 불빛은 어머니 무릎처럼 따뜻하다. ​ 저녁은 팥죽 한 그릇처럼 조용히 끓고, 접시에 놓인 불빛을 고양이는 다정히 핥는다. ​ 수돗물을 틀면 쏴아 불빛이 쏟아진다. ​ 부엌의 불빛 아래 엎드려 아이는 ...
13	단풍나무에게 // 이창건		콜롬보	2019-10-14
	단풍에게 몰랐다 정말 몰랐다 손으로는 예쁘게 가을 산 칠하고 있지만 바싹 바싹 타는 입술과 야위어만 가는 속 마음은 정말 몰랐다 단풍나무야 미안하다 나무는 봄비 맞고 새순트고 여름비 맞고 몸집 크고 가을...
12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김승희		콜롬보	2019-10-09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김승희 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트리지 않고 사는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그래도, 어떤 일이 있...
11		무제2	베로니	2019-09-22
10	흔적 / 안도현		콜롬보	2019-09-22
	소나기 한차례 쏟아진 뒤에 다시 햇볕의 잔치판이다 비 맞은 흔적을 지우려고 새잎을 반 삠즘 내민 감나무가 빗물을 털고 일어서자 마늘밭에 줄지어선 마늘순이 덩달아 몸을 떤다 비의 기억을 빨리 잊어버려야 한다는 듯 돌...
9	가을,매미 생각 / 안도현		콜롬보	2019-09-22
	허공을 부여잡고 내내 울어대던 매미 소리 뚝, 그치자 바람 서늘해지고 매미가 붙어 있던 자리에 동그란 구멍이 생겼다 그 소란스럽던 햇볕도 꽤나 진지해져서 콩꼬투리 속으로 들어간 놈은 때글때글해지고 수수밭머리에 내리던...
8	손길 // 서지호		콜롬보	2019-06-01
	2017 지하철 승강장안전문 게시용 시작품 손길 //서지호 오늘 아침 두고 온 게 하나 있다 그것은 간절하지만 사소해서 구김살 없는 옷깃이라든지 기어이 꼬깃꼬깃 쥐어지는 용돈 따뜻한 도시락 같은 모양들을 하고 내게로 온다...
7	사색 // 박은교		콜롬보	2019-04-29
	2017 지하철 승강장안전문 게시용 시작품 ( 중계역 게시용) 사색 // 박은교 바다가 깊고 푸른 건 하늘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들꽃이 작고 아름다운 건 자유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건 희망을 품...
6	희망 외 1 // 윤후명		콜롬보	2019-02-23
	희망 내게 황세기젓 같은 꽃을 다오 곤쟁이젓 같은, 꼴뚜기젓 같은 사랑을 다오 젊음은 필요없으니 어둠 속의 늙은이 뼈다귀빛 꿈을 다오 그해 그대 찾아 헤맸던 산밑 기운 마을 뻐꾸기 울음 같은 길 다시는 마음 찢으며 ...
	윤사월 // 박목월		콜롬보	2019-02-17
	송홧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괴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 집 눈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대이고 엿듣고 있다
4	사랑의 길 // 윤후명		콜롬보	2019-02-17
	먼 길을 가야만 한다 말하자면 어젯밤에도 은하수를 건너온 것이다 갈 길은 늘 아득하다 몸에 별똥별을 맞으며 우주를 건너야 한다 그게 사랑이다 언젠가 사라질 때까지 그게 사랑이다
3	놀고 있는 햇볕이 아깝다 / 정진규		콜롬보	2019-02-10
	놀고 있는 햇볕이 아깝다 / 정진규 놀고 있는 햇볕이 아깝다는 말씀을 아시는가 이것은 나락도 거두어 갈무리하고 고추도 말려서 장에 내고 참깨도 털고 겨우 한가해지기 시작하던 늦가을 어느 날 농사꾼 아우가 한 말이다 어...
2	그 여자네 집 / 김용택		콜롬보	2019-02-03
	그 여자네 집 / 김용택 가을이면 은행나무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집 해가 저무는 날 먼데서도 내 눈에 가장 먼저 뜨이는 집 생각하면 그리웁고 바라보면 정다운 집 어디 갔다가 늦게 집에 가는 밤이면 불빛이, 따뜻한 불빛...
1	꽃씨와 도둑 // 피 천득		콜롬보	2019-02-03
	꽃씨와 도둑 // 피 천득 마당에 꽃이 많이 피었구나 방에는 책들만 있구나 가을에 와서 꽃씨나 가져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