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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알리야 / 정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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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보 | 2645 | 2011-05-19 |
가을볕 째앵하게 내려 쪼이는 잔디밭. 함빡 피어난 다알리아 한낮에 함빡 핀 다알리아 시약시야, 네 살빛도 익을 대로 익었구나. 젖가슴과 부끄럼성이 익을 대로 익었구나 시약시야, 순하디 순하여다오 암사슴처럼 뛰어다녀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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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피리 / 한하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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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 | 1789 | 2011-04-26 |
보리 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 - - 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꽃 청산 어린 때 그리워 피 - -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인환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 - - 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 눈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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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날 / 서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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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 | 1899 | 2011-04-26 |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나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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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 기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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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보 | 2274 | 2011-04-25 |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 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촞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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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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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보 | 2036 | 2011-04-25 |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걸...... 반벙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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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소리 평생 / 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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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보 | 2148 | 2011-04-14 |
신새벽 꿈이였더이다 초록 저고리 다웅치마 길 나서는데 어이 이다지 서러운 꿈이었던가 꿈속 가슴 에이듯 어이 이다지 아픈 꿈이었던가 어느 봉두난발 나그네 귀신형용 정처없는 나그네 호올로 떠나 애 끊이게 가슴 에이게 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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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점 부끄러움 / 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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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보 | 2090 | 2011-04-14 |
푸르러 푸르러 푸르러 이 일겹 푸른 하늘 불치(不治)의 울음아래 어찌 한점 부끄러움이 없겟느냐 숙연히 한점 부끄러움이여 내 누이여 그토록 입새 나부끼는 날들 단 하루도 너 없이 살지 못하는 하고많은 날들 매냥 부끄러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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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 고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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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보 | 1966 | 2011-04-12 |
김삿갓 선생 금강산 구룡역에서 고산자 김정호 선생을 만나셨지요? 구룡연 물의 깊이를 재는데 거들어 도와주셨지요? 구룡연 밑 들병장수한테 내려가 두 나그네 마른 목 축이셨지요? 하나는 온 산천 두서없이 노래하고 하나는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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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사(別辭) / 이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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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 | 2141 | 2011-02-28 |
보라 저 눈 트는 꽃잎 보라 저 걷고 있는 나무 어느 길손에게 잃어버린 노래를 물으랴 나 평생 헛된 꿈만 꾸고 살아왔구나 종 울고 해 기울어서 일어나 길 떠날 채비 이제서야 하느니 가자 저 바람속으로 가자 물보라 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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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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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보 | 2033 | 2011-02-24 |
저녁비가 내리면 시간의 지층이 허물어진다 허물어지는 시간의 지층을 한 겹씩 파내려 가면 먼 중생대 어디쯤 화석으로 남아 있는 내 전생을 만날 수 있을까 그 때도 나는 한 줌의 고사리풀 바람이 불지 않아도 저무는 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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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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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보 | 2363 | 2011-02-24 |
이제야 마음 다 비운 줄 알았더니 수양버들 머리 풀고 달려오는 초여름 아직도 초록색 피 한 방울로 남아 있는 그대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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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 두고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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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보 | 2444 | 2011-02-24 |
살아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 감싸 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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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락눈 뿌리는 날 / 신중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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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보 | 2212 | 2011-02-10 |
싸락눈 빈 가슴에 흩 뿌리는 날 바다로 가자 바다로 나간 사람은 달을 기다리다 어제 놓은 그물을 끌어당겨 소금기 밴 희망 하나 건져 돌아온다. 노래하는 마음만이 별을 돋게 하리 싸락눈 언 땅 위로 구르는 날은 바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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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가 / 신중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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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보 | 2510 | 2011-02-10 |
새는 잠이 들었다 ---- 밤물결 소리. 새벽 지나며 박꽃 벙글 듯 그댄 그렇게 찾아오려나 ---- 달빛 아래 나무 울짱 골목길로 길게 뻗은 덩굴장미 가지는 바람 한 번 불 때 서너 번 흔들렸다. 매달린 꽃의 무게만큼 더 무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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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유혹 / 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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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 | 3121 | 2011-01-03 |
★ 케이크는 언제부터 먹었을까? 최초의 케이크 형태가 시작된 것은 이집트이다 고대의 케이크에는 빵에 벌꿀을 바르거나 견과류, 말린 과일을 넣어 만들었다 한다 고대인들이 특별한 음식 케이크를 만든 것은, 신에게 소망을 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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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 / 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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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보 | 2623 | 2010-12-27 |
그리운 사람 우리가 진정으로 만나야 할 사람은 그리운 사람이다. 곁에 있으나 떨어져 있으나 그리움의 물결이 출렁거리는 그런 사람과는 때때로 만나야 한다 그리워하면서도 만날 수 없으면 삶에 그늘이 진다. 그리움이 따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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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 / 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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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보 | 2661 | 2010-12-27 |
뒷모습 늘 가까이 있어도 눈 속의 눈으로 보이는, 눈을 감을수록 더욱 뚜렷이 나타나는 모습이 뒷모습이다. 이 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 그리고 이 뒷모습을 볼 줄 아는 눈을 길러야 한다. 앞모습은 허상이고 뒷모습이야말로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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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처럼 흐르라 / 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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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보 | 2570 | 2010-12-27 |
물처럼 흐르라 사람은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살든 그 속에서 물이 흐르고 꽃이 피어나 수 있어야 한다. 물이 흘러야 막히지 않고, 팍팍하지 않으며, 침체되지 않은다. 물은 한 곳에 고이면 그 생기를 잃고 부패하기 마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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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더이상 헤매지 말자 / 바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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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보 | 3445 | 2010-12-19 |
이제는 더이상 헤매지 말자 이토록 늦은 한밤중에 지금도 사랑은 가슴속에 깃들고 지금도 달빛은 훤하지만 칼을 쓰면 칼집이 헤어지고 정신을 쓰면 가슴이 헐고 심장도 숨쉬려면 쉬어야 하고 사랑도 때로는 쉬어야 하니 밤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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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를 사랑한 걸 / 허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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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보 | 2511 | 2010-12-19 |
무지개를 사랑한 걸 후회하지 말자 풀잎에 맺힌 이슬, 땅바닥을 기는 개미 그런 미물을 사랑한 걸 결코 부끄러워하지 말자 그 덧없음 그 사소함 그 하잘것없음이 그때 사랑하던 때에 순금보다 값지고 영원보다 길었던 걸 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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