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

                                                             - 장석주 산문집 -

 

지금 나는 진짜로 시작보다 끝이 더 많아지는

인생의 오후에 당도했다

설렘과 희망으로 맥동하는 아침은

저멀리 사라지고 없지만

지금 당도한 이 `오후`가 그다지 싫지 않다

이 `오후`의 여유 속에서 가만히 혼자 웃고 싶다.

   < 표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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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14

작가는 '인생의 맛이 고작 식어버린 카레를 무심히 떠서 먹는 맛'이라도

인생은 살만했다고 말한다. 읽는 끝까지' 식어버린 카레 맛은 어떨까' 생각하며 읽었다

시인의 글집이라 곱고 따뜻한 느낌과 한폭의 그림같은 표현이 좋았다 단순한 삶을 산다는 작가의 삶에 공감하며

나역시 단순한 사람,단순한 물건,단순한 디자인을 좋아한다

단순한 삶을 살다보면 단순함이 주는 한가로움도 있고 많은 약속, 어지러운 사교의 복잡에서 벗어나 깨끗하고

단순한 양심이 생겨나고 나답게 살 수 있기를 원한다

나답게 산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먼저 알아야한다고 말한다 나는 어느 정도 나를 알기에 남들처럼 유행에도 꾸미기에도

따라가지 않았고 가진것이 없으니 복부인도 못하고 그럭저럭 먹고 입고 부족하게나마 자식 키우고

외국여행은 못가도 책으로 적당히 세상을 엿보고 하고 싶은 것 다하고 산다

아주 작은 집에도 감사하고 자식 잘자라 제길 똑바로 가고 있고 남편 건강하게 생활터전에서 벌어와 굶지않고 

세끼 잘 먹고 있다 이제 70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보다 더 바라면 추태가 아닐까 

더도 덜도 말고 지금처럼 살고 싶다 그래서 식어버린 카레는 좀더 훗날에 먹어보기로 한다 

다음 한번쯤 더 읽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