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본성`은 아주 오래전부터 여러 분야에서 연구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인간 삶의 모습을 해석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열쇠가 되는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이 주제는

보는 각도에 따라 해석을 달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선설`과 `성악설`을 각각 주장했던 맹자와 순자, <걸리버 여행기>에서 야생 상태의 인간을 하등하게 여겼던

`조너선 스위프트`와 사람의 감정이 있는 그대로 드러난 예술 작품을 통해 아름다움을 표현한

`미켈란젤로` 등이 있다

인간의 본성이라는 주제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 많은 이들을 격한 논쟁의 장으로 이끌곤 했습니다

 

 오늘은 먼나라 경전에 인간 본성에 관한 흥미 있는 이야기가 실려 있어 소개할까 합니다.   

 

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아낙이 집으로 돌아가던 중 갑자기 푹풍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도저히 집으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아 근처에 있는 꽃집으로 피신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꽃집 주인은 딱한 상황에 처한 그녀를 정원 가까이 있는 방에서 하룻밤을 묵어가도록 했습니다

생선장수는 매우 감사해 하며 짐을 풀어 놓았습니다

피곤했던 탓에 그녀는 곧 잠을 청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언제나 비릿한 냄새를 맡고 살던 그녀에게 방 안 가득 채운

향기가 어색하기 짝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진한 꽃향기는 생선장수 여인에게 오히려 불편함을 주었습니다

궁리끝에, 그녀는 빈 생선 바구니에다가 물을 뿌려서 자기 머리맡에 놓아두었습니다 그러거는 그 익숙한 냄새를

맡으며 편안함을 느끼고 깊은 잠에 빠질 수 있었습니다

 

 원전에는 생선장수 여인을 `본능에 얽매여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으로 보았습니다

몸에 깊이 배어 있는 습관의 힘과 영향력은 무척 지독한 것이므로, 사람이 자신의 본성을 벗어나지 못하면

꽃향기와 같은 정신적 향상의 기쁨을 맛보지 못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우리는 다른 각도에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인 생선장수 여인은, 아무리 화려하고 풍성한 것이 주어져도 자신이 본질적으로 원하는 `남루한`

정서에 친밀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녀는 순리에 어긋나지 않는 삶을 원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생선비린내가 천한 것이고 꽃향기가 고귀하다는 것은 사회가 스스로 정한 개념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생선장수 여인은 자신의 본성에 귀를 기울여 그녀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에 마음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김종철 아우구스티노

                                        시인. 한국가톨릭문인회 회장 

 

 

 

   " 머릿결을 곱게 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깨끗하게 손질을 잘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행동이 순수하고 완전하려면

   모든 것을 하느님에 대한 사랑이라는 아주 숭고한 동기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 복자 야고보 알베리오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