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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께선 나의 피난처 의지할 곳 주님 뿐 풍파가 심할지라도 내게는 평화있네
메마른 우리 영혼에 새생명 주옵시며 주안에 영원한 안식 누리게 하옵소서
2. 내 갈 길 아득히 멀고 나의 힘 기진한데 내본향 집을 향하여 가는 길 비추소서
메마른 우리 영혼에 새생명 주옵시며 주안에 영원한 안식 누리게 하옵소서
언젠가 텔레비젼을 보다가 괜히 저 혼자 깊은 감동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고향 소식을 전하는 프로그램에서 여성 리포터가 오징어잡이 배를 타고 나가서 오징어를 잡아 올리는 장면을 찍는데
그날따라 불행하게도 불과 열마리 정도밖에 잡지 못하고 빈 배로 돌아오는 장면이었습니다
TV 찰영이니만큼 오징어가 풍성하게 잡히는 그림이 나왔으면 좋았을ㄹ텐데, 한껏 호들갑을 떨었던 탓에 흉작이 된 것 같아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리포터에게 선원들은 껄껄 웃으면서 "괜찮습니다 오늘만 이런 게 아니라 기름값도 못 빼는 날이
종종 있는데 그래도 우리는 내일이면 또 바다로 나갈겁니다 우리에겐 내일은 많이 잡힐 거라는 희망이란 게 있으니까요"
라면서 오히려 그 리포터를 위로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바다에 나가서 고기잡는 일이 농사짓는 일만큼 무모하기도 하고 불확실한 일이기도 합니다
요즘 과학영농이 발달하고 또 고기떼를 찾아내는 기계 기술이 발달했다고 하지만, 농사일이나 고기 잡는 일은 어쩔 수 없이
불확실한 미래에 나를 맡기는 일들입니다 그런면에서 본다면 오히려 우직한 어부들이나 밭에 씨앗을 뿌리는 농부들이
' 희밍'이란 것을 더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들이고 또 늘 '내 뜻보다는 하늘의 뜻'에 귀 기울리는 삶을 사는 사람들일 겁니다
그에 비하면 도시 사람들은 '돌다리도 두드려 봐야 한다' 라는 말을 내세우며 확실하게 보장된 일이 아니면 그 어떤 노력도
돈 한 푼도 그냥 투자하기를 거부합니다 이런 도시 사람들에 비헤 아주 작은 씨앗 한 알을 심으면서 싹이 돋고 백배 천배
열매가 맺는 것을 신뢰하는 농부들의 마음(농심)이 더 신앙과 가까운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 세상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Fact)이란 게 있고, 눈으로 확인되지 않지만 믿지 않으면 안 될 '믿음'(Faith)이란
게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신앙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믿느냐 마느냐'하는 믿음과
신뢰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혼동해서 생각합니다 그래서 " 한변 확실하게 사실을 증명해 봐라" 그러면 그걸 보고
믿어 주마"라고 억지를 부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이 '사실'에서는 지금 보여지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고 인정하는 '확인 작업'만 있으면
되지만 '믿음이란 것에는 보이지 않는 것까지 신뢰할 수 있는 어떻게 보면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는 '모험과 용단'이
필요합니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를 요구했던 토마스 사도에게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요한 20.29)라고
하셨던 말씀을 우리 이야기로 새겨봅시다. 사실과 믿음의 차이에 대해서 그리고 내 생각보다는 하늘의 뜻에 더 초점을
둘 줄 아는 농부의 마음 같은 것을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생명의 말씀에서
오금동 성요셉성당 주임 이명창 신부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아"
토마스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요한 20.2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