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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께선 나의 피난처 의지할 곳 주님 뿐 풍파가 심할지라도 내게는 평화있네
메마른 우리 영혼에 새생명 주옵시며 주안에 영원한 안식 누리게 하옵소서
2. 내 갈 길 아득히 멀고 나의 힘 기진한데 내본향 집을 향하여 가는 길 비추소서
메마른 우리 영혼에 새생명 주옵시며 주안에 영원한 안식 누리게 하옵소서
생명의 말씀
서울주보 // 2015.4.12
인생에는 수많은 만남이 있고 그중에는 잊을 수 없는 만남도 있습니다.
누구든 자신을 변화시키고 자신의 인생을 바꾸게 한 만남을 잊지 못합니다. 제자들과 주님의 만남이 그러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듣고 한자리에 모인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꼭꼭 잠가 놓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들 가운데 예수님이 불쑥 나타나셔서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하고 인사하십니다 위기의 순간에 스승을
버리고 도망간 못난 제자들에게 용서와 평화를 선사하는 말씀입니다. 죄가 무거울수록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움츠러들기 쉽습니다. 예수님은 이런 처지에 있는 제자들에게 너그럽게 용서를 베푸시어 두려움을 떨쳐내고
기쁘게 새 출발을 할 수 있게 해주십니다. 이어서 주님은 제자들에게 성령을 불어넣어 주시면서 죄를 사하는 권한을
주십니다 자신들이 받은 용서와 평화를 죄와 죽음의 어둠속에 있는 이들에게 전하라는 사명을 주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없었던 토마스에게는 또 다른 만남이 필요했습니다.
토마스는 스승이 위혐을 무릅쓰고 라자로를 다시 살리기 위해 길을 떠나려고 했을 때 망설임 없이 따라
나섰던 사람입니다. "우리도 스승님과 함께 죽으러 갑시다"(요한 11.16) 토마스는 다른 제자들보다 스승에게 더 큰
신뢰를 지녔기에 그분의 비참한 죽음 앞에서 더 큰 충격과 절망에 빠졌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님을 뵈었다는
동료들의 말을 믿지 못하고 직접 보고 만져봐야 믿겠다고 버팁니다.
예수님은 여드레 뒤에 토마스가 다른 제자들과 함께 있을 때 또 나타나십니다. 그리고 토마스가 원한 대로
당신의 손과 옆구리를 보여 주십니다 이런 만남 덕분에 토마스는 부활하신 주님 앞에서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이라고 고백합니다. 예수님은 남다른 실망과 좌절 속에 주저앉았던 토마스를 찾아오시어 남다른 방법으로
그를 변화 시키신 것입니다.
토마스는 공동체 안에 있을 때 부활하신 하느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마음을 크게 다치면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은둔하기 쉽습니다. 토마스는 그럴 위험에 있었지만 동료들과 함께하는 가운데 부활하신 하느님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도 신앙의 동료들 곧 교히 공동체와 함께할 때 주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겠다` (마태 18.20)는 예수님 말씀대로 교회안에
주님이 현존하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교회 안에서 선포되는 성경 말씀을 통해 말씀을 건네시고, 성체성사와 다른 성사들을 통해 우리를 만나러
오십니다 또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이들 (제2독서)을 통해,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가진 바를 서로
나누는 공동체 (제1독서)를 통해 사랑의 주님으로 다가오십니다. 이런 주님께 마음을 활짝 열고 다가간다면
`잊을 수 없는 만남`이 우리에게 선사될 것입니다.
-손희송 신부 // 서울대교구 사목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