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우연히 비틀즈의 음악을 접하고 그들의 음악에 푹 빠진 이후부터 지금까지 저는 뮤지션 이외에 다른

직업을 생각해 보지 않았덛 것 같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저는 다행이 꿈을 이루었고 늘 꿈꾸던 `뮤지션`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것, 그 자체 만으로도 얼마나 큰 축복을 받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때 저는 제 일에 대한 깊은 회의감에 빠져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보냈던 적이 있었습니다.

 

       ` 나는 과연 언제까지 이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 내가 정말 이 일을 계속해도 되는 걸까?`

       ` 음악이 정말 나의 길일까 ?`

 

   이런 수많은 고민으로 인해 뒤따라오던 방황의 시간들.... .

돌이켜 보면 일상의 사소한 일을 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써야만 하고, 끝없이 되풀이 될 수밖에 없는 창작의

고통이라는 무개가 저를 무기력하게 만든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팬이 보내준 팬레터는 저의 방황과

고민의 시간에 마침표를 찍게 해 주었습니다.

  

   팬레터는 한 가수 지망생에게서 온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집안의 실질적인 가장이 될 수밖에 없었던

현실속에서도 결코 가수라는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정말 힘들고 어려운 현실 속에서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제 노래를 들으면서 큰 힘을 얻었고 결국 어느 기획사의 가수 오디션에 함격하여 열심히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누군가 나의 음악을 듣고 위로를 받으며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저 또한 누군가의 음악을 들으면서 위로와 희망을 얻으며 이 길을 걸어왔던 것 같습니다.

음악이란 그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힘이 있는것 같습니다.

비단 음악뿐만 아니라 우리가 열심히 살아가며 행하는 크고 작은 모든 일은 다른 사람에게 위로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아름다운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느님 안에서 각자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한다면 어느 누군가는 그런 우리들의 모습을 보면서

작은 희망을 얻게 되지 않을까요? 이것이 하느님이 우리를 이 세상에서 각각의 모습으로 살아가게 하시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서울주보 2016-6.26

          말씀의 이삭에서     윤건(마르코) 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