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이삭

                       2016년 12월 18일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대구 관구- 몽골선교 // 박 마리미쉘수녀

 

 

     어느날, 저의 한 친구 수녀가 말했습니다. " 본당에 십자가의 길을 새 작품으로 바꾸면 좋겠는데, 어떤 은인이 없을까?" 이 성당은

오래돼서 비가 오면 물이 새어 보수할 곳은 많고 경제적인 능력이 없는 가난한 성당이었습니다.

 저는 문득 성당에 필요한 것을 남몰래 도와주는 분이 떠올랐습니다. 그분이면 혹시 도와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분은 "지금은 돈이 없는데, 건물이 팔리기나 하면 모를까...."라고 하시면서도 "돈이 얼마나 드는지 알아보라"고 하셨습니다.

  

 며칠 후, 그 성당의 신부님과 친구 수녀는 경기도에 있는 한 성물 제작소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성당에 어울릴 만한 작품을 골랐는데

비용이 예상보다 두 배나 되어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친구 수녀가 다시 그분께 어떻게 하면 좋은지 물어보니, 선택한 작품

그대로 구입하라는 답이 왔다고 했습니다.  그리하여 그 성당에 `십자가의 길`을 새로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그분께서 하시는 말씀을 듣었는데, 모 화제보험 회사로부터 전화가 와서 오랫동안 화재보험 넣은 것이 만료가 되고

화재도 안 났으니 보험금을 찾아가라는 소식이 왔다고 했습니다. 그 액수는 기증한 돈의 두 배나 되었다고 합니다. 자기도 모르는 돈이

굴러떨어진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분은 이렇게 하느님께서 바로 갚아 주셨다며 감탄하였다고 합니다.

 

    그분은 평소에도 셩당에 도움이 필요하다하는 기사를 보면, 수표를 이쪽저쪽 ㅈ주머니에 넣고 그 성당에 가서 성당 건축이나 보수에

필요한 만큼 서슴없이 도와주시는 분이셨습니다.  그분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마태 6.3)라는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시는 분이셨습니다.

 

    오래전 크리스마스 때, 저는 우리 병원의 산부인과 의사선생님과 함께 미 해군 부대 사령관의 초대를 받아 작은 레스토랑에 갔습니다.

그곳에서 15~16명이나 되는 아기들과 엄마 아빠들이 웃음을 머금고 우리를 환영해 주었습니다.  이 가족들은 모두 우리 병원 산실에서

아기를 낳았고, 우리의 간호를 받은 이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밤이든 낮이든, 산기가 오면 병원에 와서 아이를 낳았습니다.

  이들은 외국인들이었기 때문에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우리 병원에 오면 그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초대는 고통과 기쁨의 순간에 함께 했던 일들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었습니다. 미 해군 부ㅜ대 사령관은 감사장과

함께 가족들의 사진을 담은 엘범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들의 감사와 행복한 분위기 안에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느꼈습니다.

 

    저는 종종 텔레비젼에서 "당신은 사람을 살려 보신 적이 있습니까?"  "지금 전화하십시오!" 하는 다정한 속삭임을 듣습니다.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어린이들의 반짝이는 눈동자도 보입니다.  저는 그들의 반짝이는 눈망울을 모두 주님께 바칩니다.

저 아이들을 살려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