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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께선 나의 피난처 의지할 곳 주님 뿐 풍파가 심할지라도 내게는 평화있네
메마른 우리 영혼에 새생명 주옵시며 주안에 영원한 안식 누리게 하옵소서
2. 내 갈 길 아득히 멀고 나의 힘 기진한데 내본향 집을 향하여 가는 길 비추소서
메마른 우리 영혼에 새생명 주옵시며 주안에 영원한 안식 누리게 하옵소서
말씀의 이삭 // 2017.1.22
이창용 레오 // 뮤지컬 배우
공연을 하면서 매주 주일 미사에 참석하는 것은 쉽지않은 일입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낮 공연과 저녁 공연이 2회씩 있고
공연이 없는 월요일이 휴일이기 때문입니다. 2007년 데뷔 작품이었던 `알타보이즈`에서 에이브라함 역할을 연기하였습니다.
그 역에 저 말고도 한 명이 더 캐스팅 되어서 번갈아 공연을 함에도 데뷔 작품이라는 긴장감과 욕심으로 주말마다 공연하고 미사를
드리는 것이 녹록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작품은 혼자서 한 역할을 맡아 연기하게 되었는데, 안무가 굉장히 격한 작품ㅁ이어서 체력소모가
매우 컷음에도 불구하고 주일엔 늘 미사를 드렸습니다. 미사는 내 몸이 힘들다고 빠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 하나만으로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덕분에 바쁘게 주일을 보내고 맞이하는 월요일에는 느긋한 마음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해외 공연을 가거나 지방 공연을 갈 때, 해외여행을 갈 때도 주일에 그 지역의 성당을 찾아 미사를 드리는 일은 굉장한 축복이었습니다.
몇 년 전, 일본에서 3주간 공연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3주 내내 미사를 꼭 드려야겠다는 마음에 일본에 도착해서 숙소에 들어서자마자
숙소 주변 지도를 검색하고 가까운 성당 홈페이지를 찾아 미사 시간을 확인하고 나서야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일본에서는 공연시간
때문에 새벽 미사를 드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노래하려면 충분한 수면이 필수였지만 공연을 잘하기 위해서라도 성당에 꼭 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본어를 잘 모르지만, 머릿속으로 미사 순서를 떠올리며 한국말로 미사에 참여하였습니다. 일본인 신부님의 강론 말씀이 무슨 내용인지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오늘 독서와 복음 내용이 무엇인지 그 의미를 찾아 곰곰이 생각하였습니다.
그렇게 제 나름대로의 미사를 다른 일본인 신자들과 함께 드렸습니다.
미사를 드리고 성당 문 앞에서 마주친 신부님과 수녀님들께서는 저에게 인사를 건네주셨습니다. 짧은 말로 공연을 하러 왔다고 했더니
일본어로 길게 말씀을 해 주셨는데 제가 알아들은 단어는 반갑고 고맙다는 말 정도였습니다. 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외국까지 와서
새벽 시간에 미사를 드리러 온 저를 기특하게 여기신다는 마음이 전해져 큰 칭찬을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3주차 공연 때는 냉담을 하고 있던 동료 배우와 함께 미사를드렸습니다. 평소 냉담 중이라는 사실을 마음에 걸려하다가 제가 매주 성당에 가는 것을 보고 같이 가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했습니다. 그 후로 동료 배우는 현제까지 매주 미사에 참석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는 나라가 달라도, 사는 동네가 달라도, 서로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도 같은 미사를 같은 마음으로 드릴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풍요로워졌습니다. 미사를 빼먹을 핑계들은 많았지만 그럼에도 매주 미사에 참석한 것이 저를 지금의 뮤지컬 배우 자리에 오게한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주일을 거룩히 지낸다는 것은 감사하고 기쁜 일입니다.
역대 교황님의 말씀 // 교황 레오 13세
하느님은 진실하실 뿐만 아니라 진리 자체이시다
켈리그라피 이희연 // 홍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