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이싹 (2017.01.22)

                    이창용 레오 // 뮤지컬 배우

 

       가장 좋아하는 기도가 무었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저는 주저 없이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를 위한 기도`라고 말합니다.

부끄럽지만 `평화를 우ㅣ한 기도`를 가장 좋아하게 된 동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대학 시절 그룹 안에는 매번 저와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이 꼭 한 명씩 있었습니다. 내 생각과 반대되는 의견을 말하는 사람과 마주할 때면 `나와는 안 맞는 사람이다`, `거리를 두고 지내야지`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반대 의견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나와는 먼 사람으로

생각하고 거리를 두었습니다.

  뮤지컬 프로 무대에 데뷔 작품을 준비하면서부터 저를 힘들게 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질투심에서 비롯된 것인지 진심 어린 충고로 하는 말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연기와 노래, 춤뿐만 아니라 개인 사생활까지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는 분이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연습실에 가는 것이 두렵고 그분을 피하고 싶었습니다.

 

    친구들과 서로의 고충을 터놓고 이야기하면서 `회사원은 그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 한 그 직장상사와 계속 마추칠 수 밖에 없지만 나는 공연이 끝날 때까지만 버티면 그후에는 마추칠 일이 없으니 조금만 버티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해야만 힘든 상황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나의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주일미사를 드리고 마침 기도로 `평화를 위한 기도`를

바치는 중에 정작 저 자신은 평화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해하려 하지 않고 이해받기만을 원하고

사랑하기보다는 사랑받기만을 원한 제 자신이 너무나도 부끄러웠습니다. 저 스스로 제안의 평화를 깨뜨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도, 괴롭히는 사람도 모두 제 마음이 만들어 낸 것이었습니다.

  저를 평화의 도구로 써 달라는 기도와는 달리 제 마음속의 미움만 키워가고 있었습니다.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가져오는 자가 되게

해 달라는 기도와는 달리, 제 마음속 미움조차 지우지 못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였고, 스스로 노력해야만 평화를 얻을 수 있음을, 나아가

평화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그 후 미사를 드리면서 `너희에게 평화를 두고 가노라`라는 말씀이 다른 깊이로 다가왔습니다.

 

    마음이 어지러워질 때면 평화의 기도를 바치며 저 자신이 주님의`평화의 도구`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대로 `평화는 모두에게 주어진 책임`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