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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께선 나의 피난처 의지할 곳 주님 뿐 풍파가 심할지라도 내게는 평화있네
메마른 우리 영혼에 새생명 주옵시며 주안에 영원한 안식 누리게 하옵소서
2. 내 갈 길 아득히 멀고 나의 힘 기진한데 내본향 집을 향하여 가는 길 비추소서
메마른 우리 영혼에 새생명 주옵시며 주안에 영원한 안식 누리게 하옵소서
2018. 6.17 (서울 주보)
말씀의 이삭
최희 마리아 //아나운스
몇 해 전, 친구와 여름휴가로 태국여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모처럼 여행도 갔으니 기분도 낼 겸 좋은 레스토랑에서 비싼 음식을 먹고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자정이 넘어 레스토랑을 나왔을 때, 일곱 살 정도로 보이는 한 아이가 레스토랑 앞에 서 있었습니다 아이는 허름한 옷차림을 하고 장미꽃 한 아름을 안고 있었는데, 보아하니 길거리에서 여행객들에게 그 장미꽃를 파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늦은 시간까지 그 길 위에서 장미꽃을 파는 아이가 안쓰럽기도 하고 해서 선뜻 아이에거 다가가 '이 장미꽃이 얼마냐'고 물었습니다.
아이는 한국돈으로 만 원 정도 되는 돈을 이야기 하였고 저는 웬지 바가지를 쓰는 기분이 들어 절반 가격으로 꽃을 달라고 하였습니다. 아이는 잠시 망설이더니 절반의 가격에 꽃을 주었습니다. 아직 팔 꽃이 남았는지 자리를 뜨지 못하는 아이를 뒤로하고 저는 좋은 일도 하고 예쁜 꽃도 샀다는 기쁜 마음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숙소로 향했습니다.
함께 있던 친구가 '너 착하다'고 칭찬을 해주니 더욱 기분이 좋기도 했습니다. 숙소에 도착할 무렵, 저는 순간 머리를 한 대 세게 얻어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라는 생각과 함께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습니다. 비싼음식에는 기꺼이 많은 돈을 냈으면서 길 위의 아이에게는 바가지를 쓰고 싶지않아 오천원을 깍았던 저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아이에게 꽃을 사 주는 것이 좋은 일이라 여겼는데, 그 마음안에도 이미 이기심과 계산이 가득했던 것입니다.
그것은 나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기꺼이 나누는 것도 아니었고, 진정 그 아이를 위한 것이었다기 보다는 저 자신을 위한 행동에 가까웠습니다. 루가복음서 12장33절에는 이러한 말씀이 나옵니다, "너희는 가진 것을 팔아 자선을 베풀어라, 너희 자신을 위하여 해지지 않는 돈주머니와 축나지 않는 보물을 하늘에 마련하여라" 주님께서는 가진 것을 팔아서 자선을 베풀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이야기는 나에게 쓸모없는 것을 이웃에게 주라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소중한 것, 내가 아끼는 것을 이웃과 나누라는 뜻일 것입니다.
또한 마태오복음서 6장 2절에는 "너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위선자들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 스스로 나팔을 불지 마라"라고 말씀 하십니다.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서, 내가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나의 가장 소중한 것을 내어주는 것이 주님께서 말씀하신 진정한 선행일 것입니다. 다시 발걸음을 돌려 아이를 찾아갔지만 이미 아이는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아이를 다시 만난다면 남은 꽃을 몽땅 산 후 어서 집으로 돌아가서 쉬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었지만, 이미 아이는 남은 꽃을 팔기 위해 또다른 곳으로 떠난 듯했습니다. 누구나 좋은 일을 할 수 있지만 주님이 말씀하신 '진정한 선행'은 정말 어려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다시한번 '진정한 선행'의 의미를 떠울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