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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께선 나의 피난처 의지할 곳 주님 뿐 풍파가 심할지라도 내게는 평화있네
메마른 우리 영혼에 새생명 주옵시며 주안에 영원한 안식 누리게 하옵소서
2. 내 갈 길 아득히 멀고 나의 힘 기진한데 내본향 집을 향하여 가는 길 비추소서
메마른 우리 영혼에 새생명 주옵시며 주안에 영원한 안식 누리게 하옵소서
말씀의 이삭
서울주보 2020.1.5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루가 9.23)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올해에도 예수님을 부지런히 따라가야 하기에 제가 짊어질 십자가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그 십자가는 제가 감당해야 할 고통인 동시에 제가 얻을 구원의 기쁨과 영광이 되겠지요. 목걸이처럼 제 목에 매달려 달랑거릴 정도로 가벼운 십자가라면 지고 가기에 아무런 부담이 없겠지만, 그런 만큼 은총과 영광의 기쁨도 크지 않을 것만 같아서 올해도 너무 가벼운 십자가는 안되겠다 싶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저마다의 십자가도 결코 그런 가벼운 십자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남편이 제 말귀를 못 알아듣고 의견이 안맞아 다투거나 속상할 때면, '아유 ~ 저이가 내 십자가야, 십자가....,' 하면서 제 가슴을 치곤합니다. 물론 어찌할 수 없기에 반은 농담처럼 하는 말입니다. 또한 남편에겐 제가 십자가 같은 존제겠지요. 이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십자가는 부피도 무게도 다 제각각이고 그것이 사람일 수도 있고, 질병, 돈,정신적 고통에 빗댈 수도 있을 겁니다. 원해서 짊어진 것이 아니기에 벗어나기 힘들지만 고통을 감내하고 끝까지 지고 가서 내려놓는 순간 구원의 영광, 부활의 영광을 얻게 되리라 믿습니다.
미국의 천재적 희극배우이자 감독이었던 찰리 채플린은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말했습니다. 남이보면 멋있고 행복해 보이지만 어느 누구, 어느 가정이나 가까이 들여다보면 힘들고 슬픈 일들이 있기 마련이지요.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십자가를 지고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 십자가의 존제를 알고 있는지, 모른 채 살아가는지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2020년 새해를 맞아 다시 한번 인생의 여정을 뒤돌아 보고 앞길을 내다봅니다. 우리는 각자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지워지는 십자가는 항상 일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해마다 다르고 날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매일 아침 새해 아침에 나의 십자가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올해는 어떤 십자가를 지고 일 년을 살아가게 될까, 오늘은 내게 어떤 십자가가 지워질까? 내 십자가 뿐아닙니다. 우리 가정, 일터,이웃, 사회, 국가의 십자가까지 같이 지고 가야 할지 모릅니다. 그 과정에서 의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루하루의 고통과 기쁨에 일회일비하지 않고, 오늘의 십자가가 너무 버겁고 무거우면 내일의 십자가는 조금 가뿐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기꺼이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가도록하겠습니다. 그리하여 그 십자가를 땅에 내려놓게 되는 그때에 고통이 기쁨과 영광으로 찬란하게 빛나기를 기대해봅니다. 그곳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KBS 심의의원 시그니스(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서울회장
임주빈//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