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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과 시모음
그 많던 시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글수 283
가슴으로 파고드는 빛의 유혹에
구기자 한 줌을 따다 널고
호박도 얇게 썰어 널고
무우도 채 썰어 널고
고구마도 삶아 널고
널고 널어도 저 빛의 유혹을
견딜 수 없다
발가 벗은 나를 널어 본다
덤으로 먼 섬의 외가집도 옆에 뉘였다
검고 희고 아름다운 자갈도 널고
오밀조밀 작고 앙징스런 조개도 널고
가파른 산중턱에서 꺾어 온 예쁜 꽃도 펴 놓고
새벽 안개속, 소 몰고 가던 오빠도 불러 오고
기타치며 노래하던 친구도 불러 오고
버들가지 피리 만들어 불던
유년의 뒷집 영식이까지...., 올 가을에는
유난히도 가을 햇살이 넓게 펴진다.
널고, 또 널어도 빈자리는 남고
불러도 불러도 다 부르지 못하는 것들이
눈물겹다 그래도,
이 가을을 사랑하리라
빛을 사랑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