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파고드는 빛의 유혹에

구기자 한 줌을 따다 널고

호박도 얇게 썰어 널고

무우도 채 썰어 널고

고구마도 삶아 널고

 

널고 널어도 저 빛의 유혹을

견딜 수 없다

발가 벗은 나를 널어  본다

덤으로 먼 섬의 외가집도 옆에 뉘였다

검고 희고 아름다운 자갈도 널고

오밀조밀 작고 앙징스런 조개도 널고

가파른 산중턱에서 꺾어 온 예쁜 꽃도 펴 놓고

 

새벽 안개속, 소 몰고 가던 오빠도 불러 오고

기타치며 노래하던 친구도 불러 오고

버들가지 피리 만들어 불던

유년의 뒷집 영식이까지...., 올 가을에는

유난히도 가을 햇살이 넓게 펴진다.

 

널고, 또 널어도 빈자리는 남고

불러도 불러도 다 부르지 못하는 것들이

눈물겹다 그래도,

이 가을을 사랑하리라

빛을 사랑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