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산을 올라보면 알 거야.

같은 길도 여러 번 걸어보아야

길이 열린다는 것을

 

새침한 산새는

휙 지나가는 사람에게

마음을 주지 않고

 

나무도

한번 지나가는 이에게

이야기를 걸지 않는다.

 

꽃도

빠르게 지나가는 이에게

향기를 내지 않는다.

 여러 번 걷고

가만히 보는 자에게만

보이는 길

새의 노랫소리

얽혀있는 나무의 포옹

꽃의 향기

바람 결에 스치우는 풀

 

                               그리고                       

                             걸음마다 들리는                     

나뭇가지 부서지는 소리

가만히 산을 올라보면 알 거야

같은 길도

여러 번 걸어보아야

길이 열린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