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날 때 핑.... 70세 이상 30% 기립성 저혈압

// 빨리 일어나 뇌혈류 일시 감소 의식을 잃거나 낙상 위험도 높아 천천히 서고 하체 근력 키워야

  고령 인구가 늘면서 갑자기 일어났다가 '핑'하고 어지러워 쓰러지는 이른바 기립성 저혈압이 늘고 있다. 70세 이상에서는 약 30%가 이런 증세를 겪는 것으로 나타난다. 

 기립성 저혈압이란 일어나서 선 이후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크게 감소해 뇌혈류 공급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어지럼증,두통, 시야 장애 등이 생긴다. 심한 경우 순간 의식을 잃고 쓰러져 낙상으로 인한 2차 피해도 생길 수 있다. 

 정상적으로 기립시 혈액 500~1000cc는 다리와 복부 장기 혈관에 머문다. 심장으로 혈류 공급이 감소하면서 심장박출량과 혈압도 감소 한다. 이를  신경 체계가 인지해 체내 순환과 혈압을 안정화 하기 위한 보상 작용을 한다.  수축기 혈압이 5~10mmhg 정도 낮아지며 맥박수는 분당 10~25회 정도 더 빨라 진다.  그런데 이 과정이 순조롭지 못하면 기립 이후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떨어져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한다. 고령이거나, 과로, 과음으로 인한 탈수, 당뇨병, 고혈압약.전립선 비대증 약제.항우룰제 등을 복용할 때 생기기 쉽다.  나이가 60대 이상이면 몸을 일으킨 후 혈압이 1분 이내에 빠르게 떨어질 위험이 정상인 보다 10배 높은 것으로 조사된다.(서울 시립 보라매병원 연구) 특히 키가 커서 하체부터 심장,뇌까지 거리가 멀거나 하체근육이 부족한 사람이 겪기 쉽다. 하체 근육이 부족하면 정맥을 압박해 혈액을 심장까지 올려 보내는 기능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권장히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기립성 저혈압을 빈혈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다"며 "두 질환 모두 어지럼증이나 전신 피로감, 실신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어지럼증이 있는 사람은 빈혈 여부를 확인하려 헤모글로빈 수치를 확인한다"고 말한다. 

 기립성 저혈압을 막으려면 갑자기 일어서지 말고 천천히 움직이고 장시간 오래 서 있는 자세를 피하는 것이 좋다. 일어나 섰을 때, 어지럽거나 시야 장애가 생기면 다시 누워 머리를 아래쪽으로 낮추고 불편한 증상이 회복된 후 천천히 일어나야 한다.  머리를 15~20도 정도 올린 상태로 자는 것도 좋다. 수시로 까치발 들기, 일어서서 다리 꼬기, 의자 위에 한 발 올려 놓기 운동을 해서 하체 힘을 길러주는 자세도 도움이 된다.  

 

     조선일보 20.12.18일자  김철중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