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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과 시모음
그 많던 시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글수 283
임이 부르시면 달려가지요
금띠로 장식한 치마가 없어도
진주로 꿰맨 목도리가 없어도
임이 오라시면 나는 가지요
임이 살라시면 사오리다
먹을 것 메말라 창고가 비었어도
빚더미로 옘집 채찍 맞으면서도
임이 살라시면 나는 살아요
죽음으로 갚을 길이 있다면 죽지요
빈 손으로 임의 앞을 지나다니요
내 임이 원이라면 이 생명을 아끼오리
이 심장의 온 피를 다 빼어 바치리다
무엔들 사양하리 무엔들 안 바치리
창백한 수족에 힘 나실 일이라면
파리한 임의 손을 버리고 가다니요
힘 잃은 그 무릎을 버리고 가다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