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입은 누이의

화상은 아무래도 꽃을 닮아간다

젊은 날 내내 속 썩어쌓더니

누이의 눈매에선

꽃향기가 난다

요즈음 보니

모든 상처는 꽃을

꽃의 빛깔을 닮았다

하다못해 상처라면

아이들의 여드름마져도

초여름 고마리꽃을 닮았다

오래 피가 멎지 않던

상처일수록 꽃향기가 핀다

오래 된 누이의 화상을 보니 알겠다

향기가  배어나는 사람의 가슴속엔

커다란 상처 하나 있다는 것

 

잘 익은 상처에선

꽃향기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