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lash - study
짙은 가을 날 그렇게도 소원하던 가을 바람을 타고 경북궁 나들이했다.
벌레 먹은 나뭇잎에 생각 난 글귀 하나 교보생명의 가을 광화문 글판
벌레 먹은 나뭇잎/이생진 시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이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 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